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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김포 가볼만한곳) 하동천생태탐방로

by 여보게 2021. 7. 18.

 

21.07.18

 

요 근래 갔던 모든 곳을 통틀어 가장 좋았던 하동천생태탐방로

 

사람도 많이 없고, 너무나 푸르고 아름다운 풍경을 벗 삼아 걷는 내내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날씨는 지독히 더웠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동천생태탐방로에 입구에 도착하면 깔끔하게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도 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도 시골길이 꽤 예뻤지만 탐방로로 들어가는 순간 완전 다른 힐링의 장소가 펼쳐진다.

 

 물 속에 나무와 하늘과 구름이 모두 비치는 풍경이라니.... 입구에서부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보는 방향마다 느낌이 달라 계속 사진을 찍게 된다. 더위 따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끊임없이 내 눈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눈에 담으며 산책을 한다.

 

아직 만개한 연꽃은 별로 없었지만, 많은 연꽃들이 있다. 그리고 탐방로는 전체적으로 돌아보다 보면 느끼는 게, 연꽃이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로 있어서 모두 만개했을 때의 모습이 너무나 궁금해진다. 만개할 때쯤 꼭 다시 방문하리라 마음먹게 됨.

 

눈앞에 큰 건물도 없고, 아스팔트도 없는 곳. 천천히 발을 내딛으면서 하늘, 구름, 꽃, 나무, 새소리, 풀냄새를 모두 다 느낄 수 있다. 

 

중간중간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들도 나온다. 하지만 더 많은 풍경을 더 많이 얼른 느끼고 싶어서 쉴 수가 없었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만큼 잔뜩 걷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됨. 걷고 있지만 쉬고 있다는 느낌

 

같은 풍경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가만히 눈으로만 보며 걷고 싶기도 했지만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배터리를 거의 다 써가며, 뜨거운 태양에 휴대폰이 폭발할 만큼 뜨거워 질정도로 끊임없이 찍어댔다.

 

위에 종합안내도에 나오는 17포인트까지 갔으면 그냥 돌아가도 되는데, 사실 화룡점정은 마지막에 나온다. 조금만 더 가면, 너무나 비현실적인, 내가 있는 곳이 현실세계인지 어딘지 순간 잊을 수밖에 없는 장소가 등장한다.

 

사진으로는 이 분위기를 정확히 느끼기 어렵지만, 정말 환상적인 곳이었다. 저 끝까지 펼쳐진 푸릇한 벼들이 바람이 흩날리는 모습을 얼마나 오랫동안 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살짝 맛만 볼 수 있게 올리는 영상ㅎㅎㅎㅎ 사실 이런 농촌의 모습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낚시의자만 있었다면 그 땡볕에서라도 계속 바라보고 있을 수 있는 풍경이었다.

 

 

돌아가는 길도 같은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데크를 통해 걸어왔으면 흙길로 돌아가면 되고 아니면 반대로 가도 되고, 이 조용한 공간이 이토록 다이내믹할 수가 없다.

 

 

처음으로 도시를 벗어나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절대 편리함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한국에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 많긴 하겠지만, 조용했던 이곳은 그 어떤 장소보다도 나를 사로잡았다. 내 평생의 힐링 장소가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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